한동안 잠잠했던 배달앱 시장이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단순히 ‘무료 배달’을 내세우던 1차원적인 경쟁을 넘어, 이제는 우리의 일상과 더욱 밀접한 ‘구독 경제’ 모델을 결합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최근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파격적인 제휴 소식을 발표하며 새로운 전쟁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바로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와의 결합입니다.
이러한 시장의 거대한 움직임은 단순히 한 기업의 전략 변화로 끝나지 않습니다. 쿠팡이츠, 그리고 우리가 주목하는 요기요를 포함한 모든 플레이어에게 영향을 미치며, 최종적으로는 우리 소비자들의 선택과 혜택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배달앱 시장의 최신 동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요기요 이용자들이 무엇을 기대할 수 있으며, 앞으로 어떤 점들을 주목해야 할지 5가지 핵심 포인트로 나누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배달앱 구독 서비스 전쟁
배달앱 시장의 경쟁은 언제나 치열했지만, 최근 그 양상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더 많은 할인 쿠폰, 더 빠른 배달 시간으로 승부했다면, 얼마 전부터는 ‘무료 배달’이라는 키워드가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각 플랫폼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배달비 부담을 줄여주는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며 고객 확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경쟁은 한 단계 더 진화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이 ‘배민클럽’과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합한 새로운 구독 상품을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는 배달 서비스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라는, 전혀 다른 영역의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려는 시도입니다.
배달의민족과 유튜브의 만남, 그 의미는?
이번 제휴 상품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광고 없이 쾌적하게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은 월 1만 4천 900원의 가치를 지닌 서비스입니다. 배달의민족의 무료 배달 구독 서비스인 배민클럽은 프로모션가 기준 월 1천 990원에 제공되고 있습니다.
두 서비스를 합치면 본래 약 1만 7천 원에 달하지만, 결합 상품은 월 1만 3천 990원이라는 훨씬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었습니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배달비를 아끼는 것은 물론,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미디어 플랫폼까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경쟁사인 쿠팡이츠가 ‘와우 멤버십’을 통해 쿠팡플레이라는 자체 OTT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제 배달앱은 단순히 음식을 중개하는 플랫폼을 넘어, 고객의 시간과 일상을 점유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배달앱은 OTT와 손을 잡을까?
그렇다면 배달앱들은 왜 이토록 다른 산업의 서비스, 특히 OTT와의 결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핵심적인 이유가 존재합니다.
1. 강력한 ‘락인 효과’로 고객 충성도 확보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락인(Lock-in) 효과’입니다. 한번 특정 구독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은 다른 플랫폼으로 쉽게 이동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배달 서비스와 OTT를 결합하면 고객의 이탈률은 더욱 낮아집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 프리미엄 혜택 때문에 배민클럽을 해지하기 어려워지고, 반대로 배달 혜택 때문에 유튜브 프리미엄을 유지하게 되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형성됩니다. 이는 단기적인 할인 쿠폰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고객을 묶어두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2. 데이터 확보를 통한 시너지 창출
서로 다른 분야의 서비스가 결합하면 방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를 교차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음식을 선호하는 고객이 어떤 장르의 유튜브 영상을 즐겨 보는지 분석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정교한 맞춤형 광고나 프로모션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로 이어집니다.
3.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치 제안
끝없는 무료 배달과 할인 쿠폰 경쟁은 기업 입장에서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치킨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OTT와 같은 외부 서비스를 결합하면, 배달앱은 단순히 ‘음식 배달’이라는 기능적 가치를 넘어 ‘즐거움’과 ‘편리함’이라는 종합적인 경험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출혈 경쟁에서 벗어나 브랜드만의 독자적인 매력을 구축하는 중요한 전략이 됩니다.
그렇다면 요기요의 다음 행보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각각 유튜브, 쿠팡플레이와 손을 잡고 전선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인 요기요는 어떤 카드를 꺼내 들까요? 현재 요기요는 ‘요기패스X’라는 강력한 무료 배달 구독 서비스를 통해 꾸준히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전략적 선택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1. 독자적인 구독 모델 ‘요기패스X’의 진화
요기요는 외부 제휴에 의존하기보다 ‘요기패스X’ 자체의 혜택을 더욱 강화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료 배달 적용 최소 주문 금액을 없애거나, 포장 주문 시에도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등 더욱 공격적인 혜택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배달 가능 지역이나 제휴 음식점 수를 압도적으로 늘려 ‘어디서든, 무엇이든’ 무료로 배달받을 수 있다는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전략도 유효합니다.
2. 예상 밖의 새로운 파트너십 모색
경쟁사들이 OTT 시장에 집중할 때, 요기요는 완전히 다른 영역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나설 수도 있습니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지니, 스포티파이 등과 제휴하여 ‘음악과 함께하는 미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 웹툰/웹소설 플랫폼: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와 손잡고 콘텐츠 이용권을 제공하며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습니다.
- 편의점 및 대형마트: GS25, CU 등 편의점이나 이마트, 롯데마트와 제휴를 강화하여 퀵커머스 분야의 혜택을 ‘요기패스X’에 통합하는 방안도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분야와의 협업은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며 요기요만의 독자적인 구독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3. ‘편의성’과 ‘경험’ 중심의 서비스 고도화
모든 경쟁이 가격과 부가 서비스에만 집중될 때, 서비스의 본질인 ‘배달 경험’ 자체를 혁신하는 것도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요기요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더욱 정교한 배달 시간 예측, 라이더와 고객 모두의 안전을 고려한 시스템 개선, 문제 발생 시 더욱 신속하고 만족스러운 고객센터 운영 등 서비스의 기본기를 다지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가장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주목해야 할 3가지 핵심 포인트
이처럼 복잡해지는 배달앱 경쟁 구도 속에서 우리 소비자들은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요?
첫째, ‘구독 피로감’을 경계해야 합니다. 너무 많은 구독 서비스는 오히려 현명한 소비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혜택인지, 결합된 서비스를 모두 활발하게 사용하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둘째, 나의 소비 패턴에 맞는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합니다. 평소 유튜브를 즐겨 본다면 배민의 제휴 상품이, 쿠팡 쇼핑과 영상 콘텐츠를 함께 이용한다면 쿠팡이츠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순수하게 배달비 절약이 가장 큰 목적이라면, 요기요의 ‘요기패스X’가 제공하는 혜택의 깊이를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배달비 너머의 ‘총체적인 가치’를 판단해야 합니다. 단순히 월 구독료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내가 주로 주문하는 가게가 해당 앱에 입점해 있는지, 고객 서비스는 만족스러운지, 앱 사용 환경은 편리한지 등 종합적인 경험을 고려하여 나만의 ‘주력 배달앱’을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만족을 줄 것입니다.
미래 배달앱 시장, 승자는 누가 될까?
배달앱 시장은 이제 음식을 문 앞까지 가져다주는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우리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주고 일상에 즐거움을 더하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과 유튜브의 결합은 이러한 거대한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이러한 격변 속에서 요기요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어떤 혁신적인 서비스와 기발한 제휴 전략으로 응수할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결국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풍성한 혜택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배달앱 구독 전쟁의 새로운 라운드에서 어떤 플랫폼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