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하며 4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스타 플레이어,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82경기에 나섰던 라힘 스털링.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최고’, ‘정상급’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습니다. 하지만 지금 첼시에서 그는 마치 유령과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무려 주급 32만 5,000파운드(약 6억 1,000만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받으면서도 1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은커녕 식사, 심지어 화장실조차 따로 써야 하는 충격적인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주전 경쟁 탈락이 아닙니다. 구단이 의도적으로 선수를 고립시키는, 이른바 ‘축구 유배’에 가까운 현실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었던 그를 이토록 처참한 상황으로 내몰았을까요? 이 글에서는 라힘 스털링이 첼시에서 겪고 있는 냉혹한 현실과 그 배경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첼시의 ‘폭탄 스쿼드’, 그 비정한 실체
현재 스털링이 속한 그룹은 축구계에서 ‘폭탄 스쿼드(bomb squad)’라고 불립니다. 이는 구단의 미래 계획에서 완전히 제외된 선수들을 따로 모아 관리하는 그룹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이들은 1군 선수들과의 모든 접촉이 철저히 차단된 채, 사실상 방출을 기다리는 대기조 신세가 됩니다.
완전히 분리된 생활: 훈련부터 화장실까지
영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의 고립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그는 악셀 디사시, 다트로 포파나 등 비슷한 처지의 선수들과 함께 1군 훈련장에서 떨어진 곳에서 훈련을 진행합니다. 단순히 훈련만 따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용 탈의실과 전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며, 1군 선수들이 이용하는 식당 출입조차 금지되어 식사도 따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러한 처우는 보통 팀 내 불화를 일으키거나 심각한 징계를 받은 선수에게 내려지는 조치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입니다. 하지만 그는 특별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는 구단이 그에게 더 이상 기회를 줄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인 셈입니다.
엔초 마레스카 감독의 확고한 의지
이러한 결정의 중심에는 새로 부임한 엔초 마레스카 감독의 냉정한 계획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마레스카 감독은 부임 직후 자신의 전술과 비전에 맞지 않는 선수들을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리고 라힘 스털링은 그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감독의 공개적인 외면
마레스카 감독은 ‘폭탄 스쿼드’에 대한 질문에 매우 단호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는 “그들은 훈련 중이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내 관심은 오직 경기를 준비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며 사실상 이들을 ‘없는 선수’로 취급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전술적인 이유를 넘어, 팀의 리빌딩 과정에서 베테랑 고액 연봉자들을 정리하려는 구단의 방침과도 일치합니다. 감독의 이러한 공개적인 발언은 스털링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으며, 그가 팀에 복귀할 가능성이 거의 없음을 시사합니다.
실패로 끝난 여름 이적 시장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여름 이적 시장에서의 실패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첼시는 그의 이적을 추진했지만,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결국 그는 팀에 잔류하게 되었습니다.
유럽 잔류를 향한 스털링의 고집
그에게는 여러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내의 풀럼, 크리스탈 팰리스 등이 관심을 보였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MLS에서는 훨씬 더 좋은 조건의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제안들을 거절했습니다. 그의 가장 큰 목표는 바로 잉글랜드 대표팀 복귀였기 때문입니다. 유럽 최상위 리그에서 경쟁력을 유지해야만 대표팀에 다시 승선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 때문에 유럽 무대를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는 급하게 팀을 옮기기보다는 신중한 결정을 내리길 원했지만,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선수 거취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첼시
선수의 의지도 중요했지만, 구단의 협상 태도 역시 문제였습니다. 첼시는 다른 선수들의 영입과 이적 협상에 집중하면서 스털링을 포함한 전력 외 선수들의 거취 문제를 뒷전으로 미뤘습니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고, 결국 이적 시장 마감과 함께 그는 팀에 어정쩡하게 남게 된 것입니다. 구단의 미온적인 태도가 결국 선수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은 셈입니다.
주급 6억, 외면할 수 없는 재정적 압박
첼시가 이토록 비정하게 그를 대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의 막대한 주급입니다. 주급 32만 5,000파운드는 팀 내 최고 수준이며, 경기에 전혀 뛰지 못하는 선수에게 지출하기에는 엄청난 부담입니다. 이는 구단의 재정 건전성에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첼시는 어떻게든 이 재정적 부담을 덜어내고 싶어 합니다.
선수를 의도적으로 고립시켜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다가오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스스로 팀을 떠나도록 유도하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축구계에서 종종 벌어지는 비정한 일면이지만, 스털링과 같은 정상급 스타가 이러한 대우를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 스털링의 미래는?
한때 잉글랜드 축구의 아이콘이었던 선수의 커리어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섰습니다. 첼시에서 그의 시간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이며, 이제 그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내년 1월에 열리는 겨울 이적 시장뿐입니다. 그는 훈련장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며 새로운 기회를 기다리고 있지만, 몇 달간의 실전 공백은 그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입니다.
과연 라힘 스털링은 이 혹독한 시련을 딛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그의 자존심과 잉글랜드 대표팀 복귀의 꿈을 지켜줄 새로운 팀이 나타날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그의 다음 행보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