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선댄스 키드 로버트 레드포드를 기억하는 7가지 이야기

할리우드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이름, 배우이자 감독, 그리고 독립 영화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로버트 레드포드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89세의 나이로 유타 자택에서 영면에 들었다는 소식은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깊은 슬픔을 안겼습니다. 그는 단순히 스크린 속 미남 배우가 아니었습니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스크린 밖에서는 사회와 환경에 대한 뚜렷한 목소리를 냈던 진정한 거인이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그의 대표작 ‘내일을 향해 쏴라’와 ‘스팅’을 떠올리겠지만, 로버트 레드포드의 유산은 몇 편의 영화로 요약될 수 없습니다. 그의 발자취는 할리우드 시스템의 중심에서부터 독립 영화의 가장자리까지 넓고 깊게 새겨져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위대한 예술가를 추모하며, 그가 남긴 다채롭고 찬란한 7가지 이야기를 통해 영원히 그를 기억하고자 합니다.

1. 할리우드의 황금기를 이끈 금발의 아이콘

금발의 머리카락과 소년 같은 미소, 로버트 레드포드는 1960년대와 70년대 할리우드가 사랑한 완벽한 스타의 얼굴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매력적인 외모에만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이미지를 뛰어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그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작품은 단연 1969년 작 ‘내일을 향해 쏴라’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는 폴 뉴먼과 함께 전설적인 무법자 콤비를 연기하며 단순한 서부극을 넘어선 깊은 우정과 낭만을 선보였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로버트 레드포드는 단순한 미남 배우가 아닌, 남성미와 섬세함을 동시에 지닌 스타일 아이콘으로 급부상했습니다.

폴 뉴먼과의 환상적인 호흡은 1973년 작 ‘스팅’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했습니다.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쥔 이 영화에서 두 배우가 보여준 유쾌하고 지적인 사기꾼 연기는 지금까지도 영화사 최고의 콤비 플레이로 회자됩니다. 이 두 작품은 할리우드 황금기의 정점을 장식했으며, 로버트 레드포드를 시대의 아이콘으로 만들었습니다.

2. 배우를 넘어선 감독, 오스카를 품에 안다

많은 스타 배우들이 연출에 도전하지만, 감독으로서 배우 시절의 명성을 뛰어넘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로버트 레드포드는 예외였습니다. 그는 카메라 뒤에서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며 배우만큼이나 성공적인 감독으로 인정받았습니다.

1980년, 그의 감독 데뷔작 ‘보통 사람들’은 영화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한 중산층 가정이 아들의 죽음 이후 겪는 내면의 붕괴와 갈등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낸 이 작품은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단순히 스타가 아닌, 인간의 감정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지닌 진정한 이야기꾼임을 증명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감독으로서 남긴 빛나는 족적

그의 연출 여정은 ‘보통 사람들’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그는 꾸준히 메가폰을 잡으며 인상적인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 흐르는 강물처럼 (1992): 몬태나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서정적인 영상미로 담아내며 오스카 3개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 퀴즈 쇼 (1994): 1950년대 미국 TV 퀴즈 쇼의 스캔들을 파헤치며 미디어의 윤리와 인간의 욕망을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 호스 위스퍼러 (1998): 직접 주연까지 맡아 상처 입은 말과 소녀의 교감을 통해 치유와 소통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배우로서 오스카와 큰 인연이 없었던 그가 감독으로서는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는 사실은 그의 예술적 재능이 얼마나 다층적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2002년 아카데미 평생 공로상 수상은 배우와 감독을 오가며 영화계에 기여한 그의 공로를 인정한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3. 선댄스 영화제: 독립 영화의 대부가 되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가장 위대한 업적을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주저 없이 선댄스 영화제를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사랑하는 수많은 독립 영화 감독과 작품들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에서 벗어나,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작지만 독창적인 영화들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맡았던 배역 이름 ‘선댄스 키드’에서 이름을 딴 이 영화제는 처음에는 작은 행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독립 영화제로 성장했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스티븐 소더버그, 봉준호 등 수많은 거장 감독들이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이름을 알렸습니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단순히 영화제를 창립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후배 영화인들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자 멘토 역할을 자처하며 독립 영화 생태계를 지키고 키워냈습니다. 그의 이러한 헌신은 영화 산업 전체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4. 은퇴를 거부한 영원한 현역

“은퇴는 무언가를 멈추는 것을 의미하는데, 나에게 중단은 없습니다. 인생은 가능한 한 오래도록 최대한 많이 살아야 합니다.”

2018년 CBS와의 인터뷰에서 남긴 이 말은 로버트 레드포드의 삶의 철학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그는 나이에 굴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그의 연기는 여전히 깊이와 품격을 잃지 않았습니다.

2017년 넷플릭스 영화 ‘밤에 우리 영혼은’에서는 50년 전 ‘맨발로 공원을’에서 호흡을 맞췄던 제인 폰다와 재회하여 노년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렸습니다. 이듬해에는 ‘올드맨 앤 더 건’에서 유쾌한 은행 강도 역할을 맡아 “이것이 나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은퇴 선언은 사실상 은퇴가 아니었습니다. 2019년, 그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깜짝 출연하며 젊은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로버트 레드포드에게 연기는 일이 아니라 삶 그 자체였습니다.

5. 스크린 밖의 삶: 열정적인 환경 운동가

영화배우로서의 화려한 삶과 동시에 로버트 레드포드는 누구보다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데 앞장선 환경 운동가였습니다. 그는 1960년대 초 유타주로 이주한 이후, 미국 서부의 광활하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평생에 걸쳐 지속했습니다.

단돈 500달러에 땅을 사서 직접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일화는 유명합니다. 그는 단순히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을 넘어, 무분별한 개발에 맞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습니다. 1970년대에는 유타 캐니언 지역의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고,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에 저항하다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마크 러팔로처럼 오늘날 환경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원형을 만든 선구자였습니다.

6. 폴 뉴먼과의 전설적인 우정

할리우드 역사상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먼만큼 완벽한 파트너는 없었습니다. ‘내일을 향해 쏴라’와 ‘스팅’에서 보여준 그들의 케미스트리는 단순한 연기를 넘어선 실제 우정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미 대스타였던 폴 뉴먼은 신인이었던 로버트 레드포드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적극적으로 도왔으며, 레드포드는 평생 그에게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두 사람의 우정은 스크린 밖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조언자였으며, 함께할 때 가장 빛나는 스타들이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할리우드에서 수십 년간 이어진 그들의 변치 않는 우정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영화와 같았고,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7.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 아이콘

로버트 레드포드는 연기뿐만 아니라 그의 스타일로도 한 시대를 정의했습니다. 그는 스크린 안과 밖에서 세련되면서도 편안한 스타일을 선보이며 남성 패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데님 셔츠, 코듀로이 재킷, 에비에이터 선글라스 등 그가 선보인 아이템들은 ‘레드포드 스타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의 스타일은 단순히 옷을 잘 입는 것을 넘어, 자유롭고 지적인 그의 내면을 반영하는 것이었습니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그의 멋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클래식으로 남아 있습니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패션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남긴 영원한 유산

한 명의 배우, 한 명의 감독이 세상을 떠났지만, 로버트 레드포드가 남긴 유산은 영화라는 이름으로, 선댄스라는 정신으로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입니다. 그는 스크린을 통해 우리에게 꿈과 낭만을 선사했고, 카메라 뒤에서는 새로운 목소리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으며, 행동하는 지성인으로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이제 할리우드의 위대한 별은 졌지만, 그가 남긴 빛은 수많은 영화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영원한 선댄스 키드, 로버트 레드포드. 그의 위대한 여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 위 이미지는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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